세상이 날카로운 무뎌짐을 요구한다고 해서, 나는 그 무뎌짐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모든 것에 아파하고, 모든 것에 슬퍼하는 내 감정들이야말로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창문이라고 믿는다. 때로는 이 감정들이 너무 벅차서 눈물이 터지고, 마음 한 켠이 아려온다. 그럴 때면 우리는 “이 아픔이 영원히 사라지길” 바라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모든 아픔과 슬픔이 지나가고 나면, 그때는 오히려 지금의 감정들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어릴 적 나는 어른이 되어 세상을 당당히 살아가고 싶어 했다. 어른이 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고, 눈물 없이도 강해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정말 어른이 된 내가 문득 깨닫는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