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밤늦게까지 깨어 있어도 혼나지 않고,
용돈을 받을 필요 없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으며,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자유는 책임과 함께 찾아오고,
경제적 독립은 끝없는 노동을 의미하며,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그리고 문득, 어린 시절의 내가 그리워졌다.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
우리는 어릴 때 어른이 되는 것이 마치 ‘업그레이드’처럼 느껴졌다.
더 강해지고, 더 똑똑해지고, 더 자유로워지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정작 어른이 되고 보니,
어릴 적 누리던 소박한 행복을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
어린 시절에는 단순한 것들이 기쁨이었다.
비 온 뒤 흙 냄새를 맡으며 신발이 젖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뛰어놀았고,
작은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
별다른 걱정 없이 친구들과 깔깔대며 웃던 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비가 오면 출근길을 걱정해야 하고,
아이스크림 하나도 칼로리를 따져야 하며,
웃고 있어도 머릿속은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어린 시절에 간절히 바라던 ‘어른의 세계’는
생각보다 차갑고 복잡했다.
잃어버린 순수함과 교환한 것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어떤 관계는 영원하지 않으며,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자립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익히며,
더 깊이 있는 사랑과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때때로 생각한다.
순수했던 마음을 너무 쉽게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어릴 적 작은 것에도 기뻐할 줄 알았던 그 감정을,
조건 없이 누군가를 믿을 수 있었던 그 따뜻함을
너무 빨리 놓아버린 것은 아닐까?
어른이 된 나, 다시 아이를 그리워하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깨닫는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의 나를 꿈꿨지만,
지금의 나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우리는 다시 어린아이가 될 수 없지만,
그때 가졌던 마음을 되찾을 수는 있다.
때때로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고,
단순한 것에서 행복을 찾아보자.
어릴 적처럼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거리를 걸어보고,
아무 이유 없이 소리 내어 웃어보자.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보자.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시절을 잃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을 품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